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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 ― 땅 아래의 세계 이야기

by 사과로그 2025. 6. 20.

우리는 매일 땅을 딛고 살아가지만, 정작 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는 쉽게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겉보기엔 단단한 흙과 돌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여도, 지구는 그 내부에 놀라운 구조와 비밀을 감추고 있습니다.

지구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 ― 땅 아래의 세계 이야기
지구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 ― 땅 아래의 세계 이야기

1. 지구,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마세요


우리는 매일 땅을 딛고 살아가지만, 정작 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는 쉽게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겉보기엔 단단한 흙과 돌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여도, 지구는 그 내부에 놀라운 구조와 비밀을 감추고 있습니다.

지구는 마치 껍질과 알맹이로 나뉜 삶은 달걀처럼 층을 이루고 있으며, 각 층마다 물질의 성질과 상태, 온도와 압력이 크게 다릅니다.
지표면에서 중심부까지의 거리는 약 6,370km에 이르며, 이 어마어마한 깊이 속에는 우리가 평생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가 펼쳐져 있죠.

지구의 내부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지각 → 맨틀 → 외핵 → 내핵.
이 구조는 단순한 층이 아니라, 지구의 모든 지질 현상, 화산 활동, 지진, 자기장 등을 만들어내는 핵심 동력입니다.

지금부터, 우리 발 아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2. 지구 속에는 어떤 층들이 있을까요?


1) 지각 (Crust) ― 우리가 서 있는 얇은 껍질
지각은 지구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부분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대륙과 바다의 바닥을 포함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매우 얇은 층이에요.
대륙 지각은 평균 두께가 약 35km, 해양 지각은 약 5~10km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구 전체로 보면, 사과 껍질 정도의 두께에 불과하죠.

지각은 주로 규산염 광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러 개의 큰 지각판(tectonic plate)으로 나뉘어 있어 천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움직임은 바로 지진이나 화산 활동, 산맥 형성 등 다양한 지질 현상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2) 맨틀 (Mantle) ― 끊임없이 흐르는 암석의 바다
지각 아래에는 지구 내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맨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맨틀은 약 2,900km 두께로, 지구 전체 부피의 약 80%를 차지하죠.

맨틀은 고체처럼 보이지만,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흐르는 점성 있는 고체(준유체)입니다.
바로 이 맨틀의 움직임이 지각판을 밀고 당기는 원동력이 됩니다.
이 흐름을 맨틀 대류(Mantle Convection)라고 하며, 지열에 의해 가열된 아래쪽 맨틀이 위로 올라가고, 식은 윗부분은 아래로 가라앉는 순환 운동을 하게 되죠.

맨틀은 상부 맨틀과 하부 맨틀로 나뉘며, 특히 상부 맨틀의 일부는 지각과 함께 리소스피어(암석권)를 형성하고, 그 아래는 아스타노스피어(연약권)라 불리는 상대적으로 유동적인 층이 존재합니다.

이 맨틀의 움직임은 화산 분출, 지진, 산맥의 형성과 같은 지구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끄는 주역입니다.

3) 외핵 (Outer Core) ― 액체로 된 금속의 바다
맨틀 아래에는 지구 중심부의 핵(Core)이 자리합니다.
그중 외핵은 약 2,200km 두께로, 고온의 액체 상태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성분은 철과 니켈, 그리고 소량의 황, 산소 등이 섞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외핵은 액체이기 때문에, 내부에서 발생하는 금속의 대류 운동이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냅니다.
바로 이 자기장이 지구를 감싸 태양에서 오는 해로운 입자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지구 자기장의 근원이죠.
외핵이 없다면, 우리는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살아남기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4) 내핵 (Inner Core) ― 지구의 심장, 단단한 철 덩어리
지구의 가장 안쪽에는 반지름 약 1,220km의 내핵이 존재합니다.
엄청난 압력 때문에, 외핵과 같은 물질이지만 고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내핵은 지구 내부에서 가장 높은 밀도와 온도를 가지고 있으며, 중심부의 온도는 약 5,000~6,000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태양 표면의 온도와 비슷한 수준이죠.

비록 내핵은 직접 관측된 적은 없지만, 지진파의 전파 특성을 통해 고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지구 내부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 내핵이 지구 자기장의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지구의 진화 역사에서도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 우리는 이 세계를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요?


지구 내부는 눈으로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주로 지진파의 전달 속도와 궤적, 광물의 물리·화학적 특성, 화산 분출물의 조성 등을 통해 내부 구조를 추론합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지구 전체에 지진파가 퍼져나가며 다른 성질의 층을 통과할 때 속도와 방향이 바뀌는 현상이 생깁니다.
이러한 변화는 P파(종파)S파(횡파)가 특정 층에서 사라지거나 휘는 패턴으로 나타나며,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지구 내부의 경계면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S파가 외핵을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는 외핵이 액체이기 때문입니다. S파는 액체를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로 인해 외핵의 존재가 밝혀졌습니다.

반면 P파는 액체와 고체 모두를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외핵과 내핵의 경계도 P파의 굴절과 도달 시간으로 파악합니다.

또한, 인공 지진 실험, 초고온·고압 실험 장비,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의 발전으로 과학자들은 이제 지구 내부에 대한 더욱 정밀한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 지진·화산 같은 자연재해 예측, 지하자원 탐사, 지구 자기장 이해, 생명체 거주 가능 행성 탐색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습니다.

 

지구는 우리가 사는 공간 그 이상의 존재입니다.
그 속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뜨거운 마그마가 움직이고, 금속의 바다가 흘러 자기장을 만들어내며, 단단한 심장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비록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땅 아래의 세계를 이해하는 일은 지구와 생명, 나아가 우주 속의 우리의 위치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길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은 과학이라는 창을 통해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지구는 충분히 경이롭고, 또 사랑할 만한 행성이 아닐까요?